62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도다.
-숟가락만 보다가 세상의 아름다움을 놓치는 것이 어리석어 보였다. 세상을 즐길 줄 아는 내가 숟가락에 코 박고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잘 살고 있다고 오만했던 날들이 고작 몇 달 전까지 이어졌다. 눈 떠보니 내 숟가락엔 남아있는 기름이 거의 없었다. 이 아름다운 세상을 재쳐두고 다시 기름 두 방울 따위에 시선을 가두기 싫었지만, 불을 때우거나 밥을 먹으려면 기름이 필요하니까,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한발짝 옮길 때마다 기름을 살피고, 또 한발짝 딛을 때 고개 들어 하늘을 보는 것 정도는 할 수 있는데. 늘 극단으로 치닫는 나의 선택은 조화가 필요하고, 지금의 시점에서 나는 고개 들어 하늘 보는 동시에 기름 두 방울 정도 살필 줄 아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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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산티아고는 이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목표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가 찾은 보물은 이 낯선 땅에 오게 된 것, 도둑을 맞아 빈털터리가 된 것, 그리고 다시 한푼도 축내지 않고 양 떼를 두 배로 불리게 된 것인지도 몰랐다. 그는 스스로가 대견스러웠다.
- 평생 양치기로 사는 게 행복한 줄 알았던 산티아고. 낯선 땅을 밟자마자 전재산을 도둑 맞은 뒤 찾아온 크리스털집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겉옷으로 열심히 그릇을 닦는 것이었다. 언니는 그녀의 이별을 ‘아픔’일 뿐 ‘시련’은 아니라고 표현했던가. ‘목표’ ‘보물’을 그 자체로서 표적 꽂아 두면, 불행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서있는 이곳에서 나 열심히 성실히 ‘현재’의 ‘표지’대로 –내 안의 목소리가 외치는 대로 (257 산티아고가 끝끝내 다다른 피라미드 앞에서 구덩이를 팠던 그 마음처럼) - 내 현재의 꿈을 품고 여행하듯 살고 있다면, 살아온 모든 발자취 – 누군가에겐 역경이고 버려버리고 싶은 치욕일지더라도 - 가 현재를 있게 해준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되는 것. 과거를 탓하고 후회하고, 현재를 시궁창으로 보는 건, 현재도 과거도 미래도 저버리는 트리플 손해라는 거.
- 지난 며칠간 3학년 때 성적을 관리하지 못한 스스로를 원망하며 살았다. ‘성적’에만 포커스를 두니 오빠와 논 것도 후회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 못난 내 모습에 실망하면서 악순환의 고리에 잠깐 갇혔다. 이토록 부정적이었던 사람이었나 내가. 답답하고 두려운 마음 감추기 위해 후배들앞에서 안쓰던 욕도 섞어가며 했던 내가 가엾도록 불쌍하다.
산티아고는 보물을 찾아 나섰다가 여인을 만나고 나서는 여인이 ‘보물’이었다고 확신한다. (200) 보물 같은 보물은 없는 것이다. 현재의 그 어떤 무언가에 사랑에 빠지는 순간 지나왔던 모든 길들은 그 사랑을 향한 필연적인 디딤돌로 변모한다. (218. 모든 것은 보물이 될 수 있다. 내가 보물을 보지 못할 뿐)
- 간만에 이렇게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것 같다. 조금 평화롭고 행복하기까지 하다. 4학년의 마지막을 이렇게 열정으로 채울 수 있기 위해서는 지난 모든 세월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신을 이미 1등급 받아놨더라면 지금 시간을 흥청망청 썼을 수도 있는 거고. 무엇보다 현재로서 얻은 내 삶의 가장 위대한 ‘보물’인 혁주야 말로, 내가 3학년 때 공부보다 딴 짓을 열심히 해서, 딴짓 중에서도 요리를 해서, 요리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행해서, 한 명 한 명이 내 집에 방문하기를 원해서, 그중 한명이 한슬이어서, 그날 유독 무모함과 무례함 사이를 넘나드는 용기를 내서, 한슬이가 마침 그의 기억에 믿음직한 사람이었어서... 등등등... 고작 성적 하나로 2022년의 세월을 부정하는 것은 너무나도 미련하고 어리석은 짓이었다는 걸, 이렇게 뻔한 지혜도 책을 통해 배워야 할 정도로 내 시선이 탁해졌다는 것을.
- 내가 원하는 것. 원하는 것? 내 두 발이 딛는 곳이 변화하는 한, 내 두 발이 향한 곳이 바뀌는 한, 평생동안 ‘보물’로 존재하는 보물은 없다. 평생의 ‘보물’이 하나 뿐이었다는 것은 그가 오래전과 같은 좌표 혹은 같은 벡터에 머물러 있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발전하고 성장하고 늘 나아가는 사람은 늘 발딛고 있는 곳에서 새로운 ‘자아의 신화’를 생성한다.
116 그는 자신의 결정에 대해 아직도 어느 정도 의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결정이란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었다. 어떤 사람이 한 가지 결정을 내리면 그는 세찬물줄기 속으로 잠겨들어서, 결심한 순간에는 꿈도 꿔보지 못한 곳으로 가게되는 것이다.
‘보물을 찾으러 가겠다고 결심했을 때만 해도 크리스털 상점에서 일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지. 마찬가지로 이 대상들을 따라 사막을 건너기로 한 것도 내가 결정한 일이긴 하지만 앞으로의 여정은 아무도 알 수 없는 거야.’
- 삶의 물줄기는 너무나도 거세서 날 어디로 떠내려가게 할지 한치 앞도 그 조차도 예측할 수 없을 터인데, 미래를 계산하느라 괴로워 하는 시간만큼 삶과 내 마음에게 불경하는 일이 또 있을까. 늘 그저 앞에 주어진 것에만 집중하기, 그것이 미래를 가리키는 표지가 되기까지.
130 ‘누구나 자신이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면 미지의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 우리 인간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목숨이나 농사일처럼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것들을 잃는 일이오. 하지만 이러한 두려움은, 우리의 삶과 세상의 역사가 다같이 신의 커다란 손에 의해 기록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면 단숨에 사라지는 거라오.’
- 신이 삶을 운명지어준다는 믿음이 주는 안락함과 평온함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신의 존재를 상정하지 않더라도 비슷한 감정을 충분히 취할 수 있지 않을까. 내 삶이 내 계획대로 되지 않음이 꼭 실패가 아니라는 것, 이어질 미래의 시점에서 쫓을 보물을 향해가는 여정이라는 것을 진리로 여길 수 있다면.
145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지금 당장 저곳으로 가지 않는 거죠?”
“지금은 잘 시간이니까.”
162 ”여기서 매일 그대를 기다리겠습니다. 나는 피라미드 가까이 어딘가에 있는 보물을 찾기 위해 사막을 건너왔어요. 전쟁은 내게 재앙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축복입니다. 전쟁이 나를 여기 그대 곁에 묶어두었으니까요.“
172 신께서는 단 한 가지 이유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미래를 잘 보여주시지 않아. 한 가지 예외란 바로, 미래가 바뀌도록 기록되어 있을 때를 말하지.
190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악이 아니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악일세.”
200 “내가 그대를 사랑하게 된 것은 내가 꿈을 꾸었고, 어느 늙은 왕을 우연히 만났고, 크리스털을 팔았고, 사막을 건너왔고, 부족들이 전쟁을 선포했고, 연금술사를 찾아 그 우물가에 갔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모든 천지만물의 섭리가 나를 그대에게 이르도록 했기 때문이에요.”
203 “그대 뒤에 두고 온 것들은 생각지 말게. 모든 것은 만물의 정기 속에 새겨져 영원히 거기 머물테니.”
208 “만일 그대가 어느 연금술 실험실에 있는 거라면, 아마도 지금이 에메랄드 판을 연구하기에 가장 적절한 순간일 것이네. 하지만 그대는 지금 사막에 있으니, 차라리 사막 속에 깊이 잠겨보게. 사막이 그대에게 깨달음을 줄 걸세. 사실 이 땅위에 있는 거라면 무엇이든 그대에게 깨달음을 주겠지만 말이지. 사막을 이해하려고 할 필요는 없네. 모래 알갱이 하나를 들여다보기만 해도. 마음속에서 천지창조의 모든 경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니.”
248 “언제쯤이면 제가 이것(연금술)을 배울 수 있을까요?”
“이것은 내 자아의 신화이지, 그대 자아의 신화가 아닐세. 난 그저 이러한 일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려 했을 뿐이네.”
결국 세상의 이치는 한 가지다. 이 책에서 ’만물의 정기’라고 부르는 것, 불교에서 ‘진리’라고 말하는 것. 이 책을 읽으면서 기독교인이 예전만큼 싫게만 보이지는 않게 됐다. 연금술사는 연금술로, 산티아고는 피라미드로 가는 모험으로, 자신의 표지가 향한대로, 자신이 잘 하는대로, 삶이 이끄는대로, 그 길에서 나름의 삶의 진리를 깨우치면 된다. 기독교인들은 어떤 이유로든 그들 발 앞에 그것이 있기 떄문에 그것을 취한 것이고, 나는 내 발 앞에 불교가 있어서 취한 것이고, 여튼 한 가지 진리를 취할 수 만 있다면, 방식에 있어서 좋은 것과 열등한 것은 없다.
언니가 사진을 수집하고 아이패드에 일기로 쓰는 것을 그렇게 대단하고 멋지게 여겼던 적은 없다. 하지만 어제 그녀가 코로나 블루스를 이겨냈던 방법 2가지로 주변정돈과 저널쓰기를 꼽았다. 성찰의 시간을 갖고 자신을 돌볼 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결국 깨닫고 취하는 것은 동일했다. ‘예쁜 사진’을 수집하는 것보다 순간을 충분히 즐기는 게 더 좋다는 둥, 일기는 ‘일과의 나열’보다는 감상을 주로 쓰는 것이 더 좋다고, 그래서 내 방식이 더 멋진 방식이라고 오만했던 내 스스로가 가장 열등해서 부끄러웠다. 각자의 방식대로. 세상에 더 못난 무언가는 없다.
212 “고통 그 자체보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더 나쁜 거라고 그대의 마음에게 일러주게. 어떠한 마음도 자신의 꿈을 찾아나설 때는 결코 고통스러워하지 않는 것은, 꿈을 찾아가는 매순간이란 신과 영겁의 세월을 만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말일세.”
214 사람들 대부분은 이 세상을 험난한 그 무엇이라고 생각하지.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세상은 험난한 것으로 변하는거야.
- 결국 매일 매일 꿈꾸는 삶이 필요하다. 안주하지 말고. 무엇이 됐든 늘 무엇인가를 기쁘게 쫓는 삶
216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
218 “그대에게 아주 간단한 세상의 법칙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네. 눈앞에 아주 엄청난 보물이 놓여 있어도, 사람들은 절대로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네. 왜인 줄 아는가? 사람들이 보물의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이지.”
254 “그대의 보물이 있는 곳에 그대의 마음 또한 있을 것이네.“
257 눈물이 떨어진 자리를 파헤치라고 말한 것은 바로 그의 마음이었다.
-결국 쫓아온 보물은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 ’보물‘로서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보물이 있는 곳에 나의 마음이 있다. 즉 내 마음이 향하는 것을 쫓아야 한다. 보물이랄 게, 원대한 목표랄 게 있는 게 아니다. 마음속 꿈을 품은 채로 그 상태에서 내 마음이 동하는 곳을 기민하게 바라보고 행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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